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If you can not measure, you can not manage)” 이 말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명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수많은 기업들이 이 원칙을 바탕으로 KPI를 설정하고, 성과를 측정하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항상 적용 가능한 것일까?

특히 개발자의 생산성, 연구개발 부서의 창의성, 리더십의 질과 같은 영역에서 수치화된 측정이 과연 효과적인지, 오히려 측정 자체가 조직 문화를 해치고 장기적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피터 드러커의 명언을 새롭게 해석하고, 정량적 측정과 정성적 평가의 균형을 찾는 방법, 그리고 다양한 조직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성과를 관리하는 실용적인 접근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피터 드러커 명언의 진실과 오해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이 명언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마치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필자가 그랬듯이 실제로 이 말이 모든 일에 통용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흥미롭게도 피터 드러커가 실제로 한 말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 오히려 이 말은 통계학자 윌리엄 에드워즈 데밍의 말로 더 알려져 있으며, 심지어 일부에서는 이 말이 완전히 잘못 인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듯 하다.

실제로 드러커는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맹목적인 수치화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들은 항상 측정하기 가장 어렵다”라고 말했으며, “숫자는 단지 도구일 뿐, 목적 그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피터 드러커의 본래 철학은 단순한 수치화가 아닌, 조직의 목표와 연계된 의미 있는 측정과 평가의 균형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 기업들은 종종 이러한 맥락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측정 가능한 숫자로 환원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정량적 측정의 한계와 위험성

정량적 측정은 많은 영역에서 효과적이지만, 모든 것을 수치화할 수 있다는 믿음은 위험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정량적 측정만으로는 한계를 보인다.

영역정량적 측정의 한계무시되는 가치잠재적 부작용
소프트웨어 개발코드 라인 수, 해결한 버그 수코드 품질, 아키텍처 설계품질 낮은 코드 양산, 기술 부채 증가
고객 서비스응대 시간, 처리 건수고객 만족도, 문제 해결 품질형식적인 응대, 근본 문제 미해결
연구 개발특허 출원 수, 논문 발표 수혁신적 아이디어, 장기적 영향력의미 없는 특허 양산, 혁신 저해
교육시험 점수, 졸업률비판적 사고력, 창의성시험을 위한 교육, 진정한 학습 약화
의료환자 처리 수, 대기 시간치료 품질, 환자 웰빙부실한 진료, 과잉 진료

실리콘밸리의 한 유명 기술 기업에서는 개발자 생산성을 코드 라인 수로 측정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개발자들은 불필요하게 복잡한 코드를 작성하거나, 간결하고 효율적인 해결책 대신 코드 양을 늘리는 방향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 회사는 이 측정 방식을 폐기하고 코드 품질, 기능 완성도, 팀 협업 등을 포함한 더 균형 잡힌 평가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또 다른 사례로, 콜센터에서 ‘통화 시간’만을 핵심 지표로 삼았을 때, 상담원들은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빠르게 통화를 종료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통계상 효율성을 보여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 불만족과 재문의 증가로 이어졌다.

정성적 평가가 필요한 영역들

모든 영역을 수치화할 수 없으며, 수치화해서는 안 되는 영역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다음은 정성적 평가가 더 적합한 주요 영역들이다:

  • 리더십과 관리 능력: 좋은 리더십은 단순한 수치로 환원할 수 없다. 비전 제시, 직원 동기부여, 위기 관리 능력 등은 정성적 평가가 필요하다.
  • 혁신과 창의성: 연구개발 부서의 성과는 특허 수나 논문 수로만 평가할 수 없다. 아이디어의 질, 잠재적 영향력, 문제 해결의 독창성 등이 중요하다.
  • 조직 문화와 직원 웰빙: 조직 건강성은 이직률이나 만족도 점수만으로 측정할 수 없다. 심층 인터뷰, 관찰, 사례 연구 등 다양한 질적 방법이 필요하다.
  • 고객 경험과 브랜드 충성도: NPS(Net Promoter Score)와 같은 지표는 유용하지만, 고객의 감정적 연결, 브랜드 인식, 사용자 경험의 미묘한 측면은 정성적 연구가 필요하다.
  • 팀 협업과 지식 공유: 협업의 질과 지식 공유는 단순히 회의 참석률이나 문서 공유 수로 측정할 수 없다. 실제 협업 과정과 결과물의 질적 평가가 필요하다.

이러한 영역에서는 사례 연구, 피어 리뷰, 전문가 평가, 질적 인터뷰, 관찰 등 다양한 정성적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맥락과 상황을 고려한 종합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균형 잡힌 성과 관리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

효과적인 성과 관리를 위해서는 정량적 측정과 정성적 평가를 균형 있게 조합해야 한다. 다음은 이를 위한 접근법들이다:

  1. 혼합 방법론 도입: 균형성과표(BSC)나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과 같은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되, 정성적 평가 요소를 명시적으로 포함시킨다.
  2. 맥락 중심 평가: 단순한 숫자 비교가 아닌, 상황과 맥락을 고려한 평가를 실시한다. 동일한 수치라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3. 다면적 성과 검토: 다양한 관점(360도 피드백)을 활용하여 성과를 평가하고, 단일 지표에 의존하지 않는다.
  4. 학습과 개선 중심: 평가를 처벌이나 보상의 도구가 아닌, 학습과 개선의 기회로 활용한다. 성과 대화(Performance Conversation)를 통해 성장 기회를 발견한다.
  5. 장기적 가치 강조: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가치 창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다. 지속가능성과 장기적 영향력을 평가 요소에 포함시킨다.

구글의 경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평가에 코드 품질, 기술적 영향력, 리더십, 팀 협업 등 다양한 정성적 요소를 포함시킨다. 이는 단순히 코드 라인 수나 버그 해결 수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효과적인 조직 관리를 위한 실용적 방안

측정할 수 없는 것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실용적 방안들은 다음과 같다:

  1. 가치 중심 관리: 조직의 핵심 가치와 원칙을 명확히 하고, 이를 의사결정과 평가의 기준으로 활용한다.
  2. 이야기와 사례 수집: 정량적 데이터와 함께 성공 사례, 실패 사례, 고객 스토리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공유한다.
  3. 맥락 인식 리더십: 관리자들이 숫자 너머의 맥락과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권한을 부여한다.
  4. 적응형 목표 설정: 고정된 목표가 아닌, 상황 변화에 따라 조정 가능한 유연한 목표를 설정한다.
  5. 실험 문화 조성: 새로운 아이디어와 접근법을 시도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한다.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인식한다.
  6. 다양한 피드백 채널: 정기적인 1:1 미팅, 팀 회고, 피어 피드백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풍부한 피드백을 수집한다.
  7. 직관과 경험의 가치 인정: 데이터 외에도 전문가의 직관과 경험이 가치 있는 의사결정 도구임을 인정한다.
  8. 투명성과 신뢰 구축: 평가 과정과 기준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상호 신뢰를 구축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수치화할 수 없는 가치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조직의 장기적 성공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국 피터 드러커의 진정한 메시지는 맹목적인 측정이 아닌, 조직의 목적과 가치에 부합하는 의미 있는 관리와 개선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피터 드러커는 정말로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을 했는가?
A: 일반적으로 이 명언은 피터 드러커에게 귀속되지만, 그의 저서에서 이 정확한 문구를 찾기는 어렵다. 실제로는 통계학자 윌리엄 에드워즈 데밍이 유사한 개념을 말했다는 증거가 있다. 드러커의 실제 관점은 단순한 수치화보다 더 복잡하고 균형 잡힌 것이었는데, 그는 측정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것을 수치화하는 함정에 대해 경고했다.

Q: 정량적 측정 없이 어떻게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가?
A: 객관성은 반드시 수치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정성적 평가도 체계적이고 일관된 방법으로 수행된다면 객관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잘 설계된 루브릭(평가기준표)을 사용한 동료 평가, 다양한 관점을 종합한 360도 피드백, 구체적인 행동 사례에 기반한 평가 등이 있다. 중요한 것은 평가 과정의 투명성, 평가자의 다양성, 그리고 편향을 최소화하는 메커니즘일 것이다.

Q: 조직에서 정량적 측정과 정성적 평가의 이상적인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A: 이는 조직의 특성, 산업, 그리고 평가 대상 업무의 성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조직/부서 유형정량적 측정 : 정성적 평가 비율적합한 이유
제조업70 : 30생산량, 불량률, 생산 시간 등이 명확하게 측정 가능
영업/판매60 : 40매출, 신규고객 확보율 등 측정 가능하나 고객관계 품질도 중요
IT 개발50 : 50코드 품질, 협업 능력, 문제해결 능력의 정성적 평가가 중요
고객 서비스40 : 60응대 시간보다 고객 만족도와 문제 해결 품질이 더 중요
연구개발30 : 70혁신성, 창의성, 장기적 잠재력 평가가 더 중요
디자인/창작20 : 80창의성, 미적 품질, 사용자 경험 등 정성적 요소가 핵심

Similar Posts